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한국에도 묵상의 걸음을 내딛게 하는 순례의 길이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입니다. 수많은 섬들이 모인 신안 바닷길 위에서, 우리는 걷는 동안 자연을 마주하고, 믿음을 돌아보고, 나를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받은 이 길은, 한국 기독교의 뿌리와 예술, 지역 주민의 삶이 어우러진 치유와 사색의 공간입니다.

    신안 섬티아고의 12사도 순례: 탄생 배경과 의미 

    섬티아고 12 사도 순례길은 신안군의 작은 섬 ‘기점도’와 ‘소악도’에서 시작됩니다. 2021년부터 신안군과 종교계, 문화예술계가 함께 기획해 조성된 이 순례길은 기독교와 예술, 지역 재생이라는 세 축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곳은 특히 한국 기독교 최초의 여성 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지이자 사역지로, 그녀의 헌신과 순교정신을 기리는 기념관과 순교지가 기점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문준경 전도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척박한 신안 섬 지역에 복음을 전한 인물로, 그녀의 숨결이 깃든 곳에서 순례길이 시작된다는 것은 단순한 걷기 이상의 상징성을 가집니다. 이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를 모티브로 하여 국내외 건축가 및 미술 작가 10명 이상이 직접 섬에 머물며 설계하고 조형한 예배당들이 이어지는 예술 순례길입니다. 이들은 각각의 예배당에 신앙적 의미와 예술적 상징을 담아냈으며, 예배당은 매우 단순하지만 강렬한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기점도와 소악도에 조성된 이 코스는 전체 길이 약 12km, 소요 시간은 도보 기준으로 3시간에서 3시간 30분 정도로 적당한 하루 순례에 알맞습니다. 트레킹 코스 내내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무리 없는 완만한 경사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힐링 코스입니다.

    발걸음을 잇다: 12사도 섬 소개와 순례 순서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의 여정 탄생 배경, 섬 소개, 알뜰 팁 관련 8번 기쁨의 집 사진
    8번 기쁨의 집

     

    섬티아고 순례길의 정수는 ‘기점도-소악도 12사도 예배당 순례길’에 담겨 있습니다. 이 순례길은 순서를 따라 하나하나 걸어보는 묵상의 여정입니다. 각 예배당은 제자들의 이름과 함께 고유한 주제를 지니고 있으며, 예술적으로 해석된 공간에서 고요한 사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코스는 반드시 순서대로 돌지 않아도 되지만, 번호 순서대로 걷는다면 내면의 순례를 점진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더욱 깊이 있는 여정이 됩니다

    1. 건강의 집 – 베드로: 교회를 세운 반석 베드로처럼 믿음의 기초를 상징합니다. 그리스 산토리니풍의 둥글고 푸른 지붕으로 하얀 벽이 이국적 감성의 예배당이며 순레의 시작을 의미하는 종이 있습니다.

    2. 생각하는 집 – 안드레아: 노둣길을 배경으로 마을 동산에 위치한다.명상과 기도를 위한 공간. 

    3. 그리움의 집 – 야고보: 목조로 된 간결한 형태로, 순례자의 마음속 그리움을 반영하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4. 생명평화의 집 – 요한: 하얀 원형의 외곽에 입구에 있는 염소 조각이 눈길을  끌며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모형은 뭇 생명들을 존중하고 더불어 평화로이 살다 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5. 행복의 집 – 빌립보: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 위치에 있어, 순례자들이 행복의 의미를 찾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된 예배당입니다.

    6. 감사의 집 – 바르톨로매오: 호수 위의 교회로 목조와 통유리로 자연을 흡수하는 우아한 형태로 물결모양의 마루가 있고 태양광 패널이 한낮의 빛을 모아 밤에는 은은한 빛을 밝혀줍니다.

    7. 인연의 집 – 토마스: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한 단정한 사각형의 흰색 건축물로 낮은 지붕과 단순한 구조가 인상적이며, ‘보지 않고 믿는 믿음’을 상기시키는 장소입니다.

    8. 기쁨의 집 – 마태오: 지역의 상징적 자연물인 갯벌위에 세운 금빛의 양파모양 돔으로 러시아의 정교회를 닮았습니다. 밀물 때 고립되고 썰물이 되어 다시 일상의 기쁨이 반복됩니다.

    9. 소원의 집 – 야고보(소) : 유럽의 바닷가에 어부의 기도소가 있듯, 기점소악도 어부의 집으로 구성되어 있고 파도와 커다란 물고기를 전면 배치, 돌을 쓰다듬으며 소망을 기원하도록 했습니다.

    10. 칭찬의 집 – 유다 다대오: 뾰족 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여럿 있는 작은 예배당으로, 자신과 타인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마음을가질수 있는 공간입니다.

    11. 사랑의 집 – 시몬: 사랑의 복음을 상징하는 붉은빛 요소들이 가미된 내부 인테리어가 특징입니다.

    12. 지혜의 집 – 가롯 유다: 뾰족 지붕과 붉은 벽돌, 둥근 첨탑이 매력적이며, 배신자 유다에게도 용서의 지혜가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가장 깊은 명상적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여행을 위한 알뜰 팁: 찾아가는 길, 물때, 트레킹 팁

    찾아가는 길은, 기점도와 소악도는 ‘암태도’에서 연도교를 통해 접근 가능, 자차 이용 시: 천사대교 → 암태도 → 기점도로 진입할 수 있고, 대중교통은 목포 버스터미널 또는 목포역 → 암태도행 버스 → 기점도 방향으로 이동, 순례길 시작점에는 안내소, 주차장, 화장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물때와 노도길에 대해서는, 기점도와 소악도 사이에는 ‘노도길’이라 불리는 갯벌 길이 있으며, 간조(물이 빠질 때)에만 도보로 건널 수 있습니다. 만조 시에는 해당 길이 물에 잠기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물때표 확인이 필요합니다. 물때는 신안군청 관광 페이지나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간조 시간 전후 약 2시간 이내 이동 권장합니다. 트레킹 팁은12km 코스로 전체를 걷는 데는 3~3.5시간 소요, 휴식 포함 시 반나절 코스로 적합하고 각 예배당마다 스탬프 포인트가 있어 순례 인증 가능 (스탬프북은 관광안내소에서 배포)하며 마실 물, 간단한 간식, 걷기 편한 운동화 필수이고 코스 중에는 매점이 거의 없으므로 도시락 또는 간식 준비가 필요합니다.기점도 내에 숙박 가능한 게스트하우스, 주민 운영 민박들이 다수 있으며 여유 있는 걸음을 위한 1박 2일 여행도 추천합니다.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은 단지 섬을 걷는 트레킹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느린 발걸음’으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바다의 시간과 하늘의 색을 품는 여정이 아닐까요? 기점도와 소악도의 12예배당을 하나씩 걸을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의 신앙과 예술, 고요한 기도를 만나게 됩니다. 이 여정 끝에 무엇을 얻을지 정답은 없지만, 걸음 속에서 나를 만나고,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순례가 될 것입니다.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의 여정 탄생 배경, 섬 소개, 알뜰 팁 관련 1번 건강의 집 사진
    1번 건강의 집

     

    반응형